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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의 심장

 

   영국의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위대한 국가란 위대한 인물이 있는 나라라고 했다. 동유럽에 속한 폴란드는 위대한 역사적 인물들을 많이 배출하였는데,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 쿼바디스의 작가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센케비치,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퀴리부인, 자유노조의 기수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레흐 바웬사, 그리고 피아노의 시인 프레드릭 쇼팽 등이다. 폴란드는 주변 강대국들인 독일, 러시아, 오스트리아가 1795년에 분할 통치하던 때부터 120여년 동안 나라를 잃어버리는 비운과 굴욕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에 독립을 위해 많은 폴란드인들이 조국을 떠나 이웃나라로 피난 또는 망명을 하며 평생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쟁하며 지원하였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피아노의 시인 쇼팽이다. 쇼팽은 러시아의 탄압을 피해 조국 폴란드를 떠나게 될 때, 쇼팽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폴란드인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였고, 친구들은 은컵에다 조국의 흙을 담아 주었다. 어디를 가든지 조국을 잊지 말라는 의미에서였다

    쇼팽은 그 흙을 보면서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183011, 파리에 머물던 청년 쇼팽은 폴란드에서 독립혁명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을 생각했었는데, 안타깝게도 10개월만에 러시아군에 의해 진압되고 만다. 그래서 그는 귀국을 포기하고 파리에 정착하게 된다. 그 때부터 망명자의 신분이 된 쇼팽은 죽을 때까지 폴란드 땅을 밟지 못했다. 쇼팽은 자주 자선 연주회를 열어 폴란드 독립운동가들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184910, 폐결핵이 악화돼 죽음에 이르게 되자 그의 누나에게 이런 유언을 하였다. “조국의 흙을 자신의 무덤 위에 뿌려주되 자신의 심장만은 조국에 묻어줘요.” 쇼팽이 이렇게 심장 유언을 하게 된 것은 조국 폴란드의 현실을 유럽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서였다. 쇼팽은 장례식 때 연주할 곡까지 유언으로 남겼다. 18491030일 쇼팽의 장례식이 치러진 파리의 마들렌 성당의 파이프 오르간에서는 그의 <전주곡 4E단조>가 흘러나왔다. 불과 2분 남짓의 이 짧은 곡을 쇼팽은 생전에 무척 좋아해서 그의 장례식 때 연주해줄 것을 원했다. 장례식 후, 그의 시신은 파리의 <페르라세즈> 공동묘지에 묻혔고, 쇼팽의 무덤에는 조국 폴란드에서 가져온 흙이 뿌려졌다. 그런데 쇼팽의 유언대로 그의 심장을 폴란드로 옮기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당시는 국가 간의 장기 이동이 철저히 통제를 받고 있던 시대였다. 쇼팽의 심장은 우여곡절 끝에 조국 폴란드 바르샤바의 <성 십자가 교회>에 안치되었다. 쇼팽의 누나 루드비카가 사랑하는 동생의 심장을 옷 속에 숨겨 경비병의 눈을 피해 바르샤바까지 아슬아슬하게 옮겼던 것이다. 그 후 나치 시절 잠시 쇼팽의 심장이 사라지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다시 찾게 돼, 쇼팽의 심장은 <성 십자가 교회>에 보관되어 있다. 그런 쇼팽의 애국심을 알기에 지금도 폴란드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쇼팽이 민족적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금도 <성 십자가 교회>는 폴란드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쇼팽의 심장을 보면서 그의 숭고한 애국심에 머리를 숙이고 경의를 표하곤 한다. 쇼팽이 살아 있을 때, 그의 머릿속을 지배한 것은 조국 폴란드의 독립이었다. 자나 깨나 조국에 대한 생각뿐이었는데 주님을 믿는 우리의 머릿속에는 지금 무엇으로 가득 차 있는지, 쇼팽의 심장을 보면서 깊이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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