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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healing)

     현대사회는 위험사회이자 피로사회입니다. 산업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은 물질적 풍요를 가져온 반면에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위험과 불안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전통적 가치관이 붕괴되고 사회환경이 급속히 변화함에 따라 심리적 불안과 정신적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우울증과 피해망상의 강박증 환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배가 고프고 몸이 고달팠지만, 지금은 마음이 고프고 정신이 고달픈 시절입니다. 특히 오늘날 젊은 세대가 지닌 좌절감은 개인적으로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시급히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연애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3’,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도 포기하는 ‘5’, 거기에 꿈과 희망마저도 포기해야하는 ‘7포 세대라는 용어까지 등장한 서글픈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이즈음 힐링(healing), '치유(治癒)와 위로'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힐링은 주로 마음수련이나 영성훈련의 차원에서 논의되는데,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불안과 좌절감을 심리적영성적(靈性的) 방법으로 위로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입니다. 그러나 삶에서 닥치는 여러 형태의 불안과 좌절이 꼭 현대인들만 겪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 영혼의 불안은 인간 실존의 문제입니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불안을 실존의 근본적 정황으로 파악했습니다. 성서는 실존이 안고 있는 불안에 대하여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해줍니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내 속에서 불안해하느냐?”(시편 42:5)

     시편 기자는 자신의 영혼을 타자화(他者化, otherize)하여 라는 2인칭으로 부릅니다. 나의 불안과 좌절을 나의 시선이 아니라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그 타자화의 첫 번째는 주체의 타자화 곧 '()의 시선'입니다.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도우심으로 구원의 찬송을 부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눈길이 우리의 불안과 좌절을 줄곧 지켜보며 우리의 삶에 동행하신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궁극적인 위안을 얻게 됩니다.

타자화의 두 번째는 객체의 타자화 곧 '이웃에 대한 시선'입니다. 깊은 영성은 자기의 고통에만 민감하지 않습니다. 이웃의 고통과 불안에도 예민한 공감(共感)을 지닙니다. 그 공감이 곧 소통이며 사랑입니다. 이웃의 고통에 내가 의미 있는 타자’(Meaningful Other)로 다가설 때 서로의 불안이 평안으로, 너와 나의 좌절이 우리의 희망으로 변화하는 은총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유대인 신학자 아브라함 조수아 헤셸(Abraham Joshua Heschel)사람은 누군가의 동료가 되고 누군가를 보살핌으로써 성숙한다. 사람이 된다는 것은 싫든 좋든 얽혀 들어가는 것, 행동하고 반응하고 응답하는 것이다라고 피력했습니다.

아씨시의 성자 프란체스코(Francesco d'Assisi)는 영성 깊은 치유의 능력을 이렇게 간구합니다.

위로받기보다는 위로하고,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며, 절망이 있는 곳에 희망을,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심게 하소서.”

     이것이 참된 위로, 진정한 힐링이라고 믿습니다.

-극동방송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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