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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사순절(四旬節)'()의 수요일'(Ash Wednesday)로부터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성()금요일(The Good Friday)까지 40일의 기간입니다. 가톨릭에서는 성금요일 하루 전날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을 하신 다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세족(洗足)목요일까지를 사순절로 지키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40일을 광야에서 금식하시며 사탄의 시험을 받으셨고, 이스라엘 백성은 40년 동안 광야에서 유랑생활을 했습니다. 40이란 숫자는 성서에서 '고난과 시련과 정화'의 기간을 뜻합니다.

경건한 삶으로 참회의 묵상을 하는 사순절에는 원래 금식을 하는 것이 전통이었는데, 오랜 금식에 대비해서 사순절 직전의 화요일에는 실컷 먹고 마시는 마르디 그라(Mardi Gras) 즉 기름진 '화요일의 축제'를 벌이는 전승도 생겨났습니다. 로마시대의 난잡한 축제인 카니발에 그 기원이 있다고 하니, 사순절의 뜻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세속적 풍습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난 36일은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이었습니다. 재의 수요일은 주후 7세기경 가톨릭 교황 그레고리 1세 때에 비롯된 것으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 때 군중이 흔들었던 종려나무 가지를 불태워서 남은 재로 신자들의 이마에 십자가 표식을 그리는 의식입니다. 로마가톨릭과 루터교, 성공회가 이런 의식을 지금껏 지켜오고 있습니다. 사무엘하 13, 에스더 4, 이사야 58장 등에도 회개와 슬픔의 표현으로 몸에 재를 바르는 모습이 기록돼 있습니다.

"내 백성이 굵은 베를 두르고 재에서 구르며 외아들을 잃음 같이 슬퍼하며 통곡할지어다."

예레미야(6:27)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범죄한 아담에게 "너는 흙에서 났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말씀했습니다.(창세기 3;28) 그렇지만 농경사회에서 재는 새로운 씨앗과 열매의 성장을 위한 밑거름으로 쓰이던 비료였습니다. 민수기에는 재가 부정(不淨)한 자를 깨끗케 하는 제의(祭儀)의 도구로 나타나 있습니다. 재는 '거듭남과 정화(淨化), 재생과 부활'의 뜻을 함축하고 있기도 합니다.

사순절의 영어 단어 렌트(Lent)는 봄날이라는 뜻의 고대 영어 렌크텐(lencten)에서 온 말인데,

재를 거름삼아 새싹을 틔우는 새봄의 생명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성서에서는 재의 수요일에 관한 기록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개신교에서는 재의 수요일 의식을 지키는 경우가 그리 흔치 않습니다. 그렇지만 재의 수요일에 담긴 신앙적 의미를 깊이 묵상하면서, 골고다를 향해 고난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의 발걸음을 마음으로 되짚어보는 것은 사순절 기간에 필요한 삶의 자세임이 분명합니다.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으라"(요엘 2:13)는 말씀처럼, 회개의 재를 우리의 이마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속에 뿌려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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