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에 못 박하시기 전날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최후의 만찬을 하실 때, 제자들은 누가 더 큰 인물인가 하는 문제로 다툼을 벌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대야에 물을 담아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수건으로 닦아주신 다음 이렇게 말씀했습니다.
"내가 주와 스승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요한복음 13:14)
이 말씀을 따라 지금도 여러 교회에서 목회자가 신도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洗足式)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본받아 겸손과 사랑의 헌신을 다짐하는 의식입니다.
미국의 어느 교회에서 사순절 기간에 목사님이 신도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의식이 거행되고 있었습니다. 목사님이 어느 신도의 발을 씻어주고 있을 때 그 신도가 목사님에게 물었습니다.
"목사님은 왜 항상 왼발을 먼저 씻어주고 오른발은 나중에 씻어주십니까?" 목사님이 대답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습니다. 마주보고 있는 자세에서는 왼발부터 씻기는 것이 자연스러워서 그렇게 합니다. 어느 발부터 씻어도 괜찮은 것 아닌가요?" 그래도 그 신도는 자기의 오른발부터 씻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발을 씻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텐데 굳이 어느 발부터 씻겨달라고 요구하다니, 약간 불쾌해진 목사님은 못 들은척하고 늘 하던 대로 그 신도의 왼발부터 씻어주었습니다. 신자나 목사님이나 쓸데없는 일에 고집을 부린 것입니다. 이 일이 빌미가 되어 세족식 때마다 논쟁이 벌어졌고, 신도들 사이에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오른발 교인과 왼발 교인으로 나뉘어진 것입니다. 결국 교회는 둘로 갈라졌고, 왼발 신도들이 나가 따로 교회를 세웠는데 그 교회 이름을 Left foot church '왼발 교회'라고 지었습니다. 미국 테네시(Tennessee)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오른발부터 씻느냐 왼발부터 씻느냐 하는 것이 교회를 분열시킬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세족의식의 본질을 알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7세기 신학자 멜데니우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본질적인 것에는 일치를, 비본질적인 것에는 자유를, 모든 것에서 사랑을!"
왼발 오른발은 본질문제가 아닙니다. 모두 일치될 필요가 없는 비본질입니다. 그 비본질 때문에 본질을 버릴 수 없습니다.
넘치는 교회가 사수해야할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세상적인 복을 추구거나, 물질적인 성공을 자랑하지 않습니다. 오직 예수만 자랑합니다. 모든 성도가 하나 되어 본질을 이루어 가야 합니다. 그러나 비본질적인 것들에서 유연해야 합니다. 양보해야 합니다. 사랑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흑백 논리적 편가르기가 심한 세상에서 우리의 기준은 진리이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지고 젊은 세대, 기성세대로 분열된 현실에서 교회는 세상 논리로 나뉘어져서는 안 됩니다.
오직 은혜와 진리로 하나 되는 곳이 교회입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권하노니, 너희 가운데 분쟁이 없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온전히 합하라." 고린도전서 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