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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천국!

지금 여기 천국!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으니 천국이 저들의 것이다.”(마태복음 5:3)

산상수훈의 8복 가운데 첫 번째 복입니다. 마음이 가난하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 없이는 잠시도 살아갈 수 없는 갈급한 영혼의 상태'를 뜻합니다. 그처럼 갈급한 영혼에게 천국이 복으로 주어집니다.

8복에 쓰인 헬라어 문장에는 동사가 없기 때문에, 어떤 서술이나 설명이 아니라 감탄문이라고 해석됩니다. 감탄사에는 과거나 미래시제가 없고 모두 현재시제입니다. 8복이 말하는 천국은 죽어서 누리는 천국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누리는 현재의 천국입니다.

산상수훈의 8복은 우리 눈에 그다지 복스럽지 않아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가복음에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로 되어 있습니다.(누가복음 6:20) 가난하고, 애통하고, 온유하고, 마음이 깨끗하고, 남을 긍휼히 여기며, 의에 주리고 목마르며, 평화를 위해 애쓰고, 의를 위해 핍박받는 사람에게 예수님은 '천국이 저희 것이다, 위로를 받을 것이다, 긍휼함을 얻을 것이다, 하나님을 볼 것이다. 하나님의 자녀라 일컬음 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자가 될 것이다, 권세를 누릴 것이다, 자손이 번성하게 될 것이다'라는 복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저주하셨습니다. “지금 부요하고, 지금 배부르고, 지금 웃는 사람들은 화가 있으리라. 모든 사람이 너희를 칭찬할 때는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라(누가복음 6:24~26).”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부요한 사람, 배부른 사람, 웃는 사람, 칭찬받는 사람에게 화가 있다니, 당혹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예수님이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 헬라어 단어 마카리오스(μακάριος)는 장래의 희망이나 기원이 아니라 '현재의 복스러운 상태'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천국이 너희 안에 있다고 말씀했습니다(누가복음 17:21).

지금 우리 안에 있는 천국,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구원,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하나님의 임재, 가난과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지금 우리 영혼이 누리는 위로와 평안, 하나님께서 지금 섭리하고 계시는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우리가 참여하고 있다는 믿음, 그것이 신앙인의 복이라고 가르치신 것입니다. 물론 우리에게 일상적으로, 현실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들, 예컨대 극심한 빈곤의 탈출이나 쇠약해진 건강의 회복 같은 것도 분명히 하나님께 간구해야 할 축복입니다. 그것을 무시하라는 뜻이 아닐 것입니다. 다만 거기에 머물러있는 믿음, 현세적 성취의 축복만을 간구하는 믿음은 그릇된 신앙이라는 가르침입니다.

지금 여기서 천국을 누리는 영혼은 옳은 일을 하면서 받는 고난도 복으로 여기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8복은 이렇게 끝납니다.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사람은 복이 있으니, 천국이 저들의 것이다(마태복음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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