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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 인생

 대역 인생

독재자들은 자신을 미화하고 우상화하기 위해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찾아내, 영화에서 대역을 맡긴다. 소련의 스탈린과 북한의 김일성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탈린의 대역 배우였던 미하일 젤로바니가 특히 유명하다. 젤로바니는 스무 살에 연극배우가 되고, 서른 살이 되었을 때 영화계에 진출했다. 유명 스타는 아니었지만 착실하게 경력을 쌓아가던 중, 1930년대부터 독재자 스탈린을 선전하고 우상화하는 많은 영화들이 제작되고 있을 때, 스탈린의 눈에 띄었다. 스탈린의 대역을 뽑는 오디션에서 젤로바니는 스탈린의 억양과 행동을 완벽하게 흉내 내었다. 그것을 본 스탈린은 젤로바니에게 나를 완벽하게 관찰했고,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눈에 들은 젤로바니는 1938년도에 제작된 <위대한 새벽>에서 스탈린을 연기했다. 그는 스탈린과 닮았지만 스탈린보다 체격이 컸고 훨씬 더 잘생겨서 스탈린이 매우 좋아하였다. 스탈린은 자신이 젤로바니의 이미지로 대중에게 영원히 기억되길 원했는데, 젤로바니를 통해 어떤 신화적 이미지를 얻길 원했다. 1956, 6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는 신적 존재와도 같은 스탈린의 대역만 하였다. <위대한 새벽>을 포함해 출연한 12편의 영화 모두 스탈린 역할이었다. 그래서 특정한 역사적 인물을 가장 많은 횟수로 연기한 배우항목에 스탈린 12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그는 스탈린이 살아있을 때 철저하게 스탈린처럼 말하고 스탈린처럼 보이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스탈린의 대역인생으로만 살았다. 그는 스탈린이 생존해 있을 동안에는 나름대로 부와 명예를 얻었다. 스탈린상을 네 번씩 받았으며 1950년엔 인민예술가 칭호까지 얻었다. 그러던 1953, 스탈린이 세상을 떠나자 그의 인생도 몰락하기 시작했다. 정권을 잡은 흐루시초프에 의해 스탈린 격하 운동이 벌어지면서, 그는 더 이상 영화에 출연할 수 없었고, 쓸쓸히 은둔생활을 하다 외로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자기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남의 인생을 대신 살아가는 대역인생처럼 서글프고 불행한 것은 없다. 그나마 젤로바니는 스탈린의 대역으로 함께 움직이며 그림자 인생을 살았던 펠릭스 다다에프보다는 나았다. 다다에프는 크렘린궁 한 구석의 비밀 지역에 감금되어, 가족이나 친척과도 격리된 채 살았다.

스탈린의 대역으로서 필요할 때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는 진짜 스탈린보다 더 스탈린처럼 보여야만 했다. 많은 독재자들이 암살을 피하기 위해 자신과 닮은 대역을 이용하였다. 히틀러나 카스트로, 후세인이나 김정일 등에게 대역이 있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1959년 집권한 이후 50 여 년 동안 600번 넘게 암살 위협을 받은 쿠바의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는 평소 대역을 자주 썼던 것으로 유명하다. 사담 후세인도 바그다드 공습 후 체포되기 직전까지 여러 달 동안 대역을 앞세우고 도망 다녔다. 북한의 김정일도 자신을 쏙 빼닮은 2명의 대역들을 활용했는데, 대역들은 성형수술까지 받고 말과 행동도 계속 훈련하여, 수행하는 사람들도 가짜라는 생각을 갖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어찌됐든 자신의 의지와 자유를 박탈당하고 남의 인생을 살아야 하는 대역인생은 불행하지 않을 수 없다. 정체성과 자유를 잃어버린 인간은 살았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죽은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이것을 적용할 수가 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살았다고 하나 실제로는 죽은 신자라고 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답게 살고 그리스도가 주시는 자유를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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