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을 가진 사람
배한봉 시인의 ‘그늘을 가진 사람’ 이라는 시를 소개해 봅니다.
양파는
겨울 한파에 매운맛이 든다고 한다
고통의 위력은
쓸개 빠진 삶을 철들게 하고
세상 보는 눈을 뜨게 한다
훌쩍 봄을 건너뛴 소만 한나절
양파를 뽑는 그의 손길에
툭툭, 삶도 뽑혀 수북히 쌓인다
둥글고, 붉은 빛깔의
매운 시간,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수확한 생각들이 둥글게, 둥굴게 굴러가는
묵시록의 양파밭.
많이 헤맸던 일생을 심어도
이젠 시퍼렇게 잘 자라겠다
외로움도 매운맛이 박혀야 알뿌리가 생기고
삶도 그 외로움 품을 줄 안다
마침내 그는
그늘을 가진 사람이 되었다
타자에게 그늘이 되어줄 만큼 넓이와 깊이를 가진 사람이 드문 것 같습니다.
시인이 말하는 그늘을 가진 사람이란 겨울 한파를 겪어보았고, 고통의 위력을 알고 일생의 헤메임의 고단함이 무엇인지 알아서, 타자의 외로움을 품을 줄 아는 사람, 아픔을 볼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이 그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우리 교회 성도들이 그늘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살기 분주하고, 내 걱정으로 점철된
인생이라 누군가를 감히 사랑한다는 말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참으로 이상한 시대를 걷고 있지만, 더욱이 코로나19로 삶의 곤고함이 한층 증폭되어진 시간을 건너고 있지만, 마침내 우리는 그늘을 가진 사람으로 조성하실 하나님을 저는 믿습니다. 성경은 ‘그늘을 가진 사람의 삶’을 거룩한 삶이라고 가르칩니다.
거룩함이라고 하는 것은 종교적인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는 것, 하나님의 이름을 늘 부르는 것, 그런 것이 아니고 누군가의 마음, 아픔을 헤아리고 그 서러움을 덜어주기 위해 나의 삶을 내려놓을 줄 아는 것이 거룩한 것이고 그것이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삶이라고 가르칩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경건은,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것이다” 야고보서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