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찾아 삼만리
지구상에는 혈통적으로 공인받은 견종이 약 800종이 있다. 그 가운데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개는 풍산개, 삽살개, 진돗개 3종이 있는데, 지금까지 그 순수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전남 진도군 일대에서 오래 전부터 길러온 진돗개가 유일하다. 진돗개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육지와 격리된 채 천년 가까이 지나면서 순수한 혈통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었는데,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되어 문화재관리법과 한국진돗개보호육성법에 따라 철저하게 보호 육성되고 있다. 1995년에는 국제보호육성동물로 공인 지정되기까지 했다. 많은 사람들이 진돗개의 남다른 영리함 때문에 좋아하는데, 진돗개는 뛰어난 지능뿐만 아니라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멀리 다른 곳으로 갔다가도 주인이 사는 곳으로 돌아오는 귀소성도 탁월하다. 진돗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워낙 강해서 주인의 말외에는 잘 듣지를 않는다. 새끼 때 자기를 거둔 주인을 평생 주인으로 생각한다. 진돗개에 비견할 만한 개가 독일의 셰퍼드인데,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용맹성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군견이나 경비견으로 많이 사용되는데, 진돗개는 오히려 주인에 대한 지극한 충성심 때문에(?) 경비견으로 부적합하다. 셰퍼드는 주인이 바뀌어도 새 주인이 3주만 훈련시키면 새 주인에게 충성한다. 그런데 진돗개는 한번 주인을 영원한 주인으로 생각하기에 새 주인이 3년을 훈련시켜도 옛 주인을 못 잊어 돌아가 버린다. 그래서 뛰어난 지능과 충성심에도 불구하고 군견이나 경찰견으로 사용되지 못한다. 실제로 진돗개는 멀리 팔려가도 주인을 그리워해 갖은 고난을 겪어서라도 찾아온다.
1993년 대전으로 팔려갔다가 300km를 달려 주인 곁으로 돌아온 진돗개 백구 이야기는 너무도 유명하다. 백구는 1988년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 박복단 할머니의 집에서 태어나 5살이 되던 해인 1993년 3월, 생활고로 팔리게 되었다. 백구는 새 주인이 있는 대전으로 가게 되었는데, 옛 주인을 잊지 못하던 백구는 목에 매인 줄을 끊고 도망쳐 대전에서 진도까지 300km의 먼 거리를 산을 넘고 물을 건너 7개월만인 10월 한밤중에 뼈와 가죽이 앙상한 채로 옛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다.
내비게이션도 없는데 어떻게 그 먼 거리를 찾아왔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 당시 돌아온 백구 이야기는 순식간에 전국에 퍼져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였다. 백구는 일약 스타가 되어 CF도 찍고 만화와 동화로도 만들어져 유명세를 치렀다. 이때 받은 백구의 모델료는 주인인 박복단 할머니의 며느리가 지병으로 위독했을 때, 치료비로 사용되어 주위 사람들을 또 한번 감동시켰다.
이렇듯 진돗개는 자신의 주인을 지극정성으로 섬긴다. 그래서 진돗개의 충성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낱 동물에 불과하지만 주인을 알고 주인을 향한 지극 정성에 고개가 숙여진다. 그런데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은 자신의 주인을 알지 못한다.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신 하나님의 그 크신 은혜에 감사하기는커녕 하나님이 없다하며 헛된 우상을 섬기고 죄속에 빠져 배은망덕한 삶을 살아간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인간에겐 이 세상에서의 삶이 전부가 아니다. 다음 세상이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다. 거기로부터 구원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기다리며 나그네와 같은 마음으로 이 땅을 살아간다(빌 3:20). 진돗개가 온갖 역경을 뚫고 주인을 찾아가듯이,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인생의 주인이신 주님 계신 하늘나라를 향해 역경과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를 반겨주실 주님을 바라보며 오늘도 내일도 힘차게 달려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