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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용의 두 얼굴

이완용의 두 얼굴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인간이다. 따라서 어떤 인물에 대한 평가도 인간의 몫이다. 그러다보니 진실 논쟁이 제기되곤 한다. 악인과 위인에 대한 평가는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악인이라고 사실을 왜곡하고 조작해서 더욱 악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니다. 반대로 위인이라고 미화하고 과장해서 기록해서도 안된다. 이 세상의 모든 역사 기록은 불완전한 인간이 기록했기에 100% 완전하지도 않고 사실과 진실만을 기록했다고 보기 어렵다. 오직 성경만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가감 없이 기록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을 꼽으라고 하면 나라를 판 이완용(1858-1926)을 들 수 있다. 만고의 역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그러나 악한 이완용에 대한 비난도 사실에 입각해야 한다. 흔히 이완용을 비난할 때, 며느리와 사통하고 고종에게 칼을 들이댄 천하의 못된 패륜범이라는 말을 덧붙이곤 한다. 그러나 역사 기록을 볼 때 이완용은 며느리와 사통하지 않았고, 고종을 압박하였지만 칼을 들이대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완용은 술도 마실 줄 모르고 여자도 밝히지 않았으며 시문과 서예를 낙으로 삼을 정도로 선비 스타일이었다(이완용은 독립문의 현판 글씨를 직접 썼던 당대 최고 명필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는 구한말 애국계몽운동을 주도한 독립협회를 이끌기도 했고, 학부대신으로 있을 때는 이 땅에 의무교육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해 법제화하기도 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완용의 모습은 잘 모른다. 오직 탐욕스럽고 패륜적이며 배은망덕한 인간 말종 이완용만 생각한다. 그런 인간이니까 서슴없이 나라를 팔았다고 생각하여,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온갖 비난의 돌을 던진다. 아무리 악한 이완용이라도 사실에 근거해 비판받아야 한다. 물론 이완용이 젊은 시절에 좋은 일을 했고, 또 패륜적인 죄를 범하지 않았다고 해도 나라를 판 매국의 죄는 결코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도 무겁고 중한 죄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악인이라도 무조건적으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한때 애국적이었던 이완용이 왜 매국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는가. 이완용은 어려서부터 신동으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다.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출세가도를 달렸는데, 그는 기회주의자로서 대세순응형 인간이었다. 처음에 강대국인 미국을 지지하는 친미파였다가 아관파천을 통해 러시아가 강국으로 드러나자 친러파로 변신했는데, 러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하자 최종적으로는 친일파가 되었다. 학부대신으로 있던 1905, 그는 을사보호조약을 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고, 한일합방이 되는데도 일등공신의 역할을 하였다. 그래서 일제시대 때 내각 총리대신이 되면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부귀영화를 누렸다. 그는 한일합방은 역사적 운명과 세계 대세에 순응해 조선 민족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매국노가 된 것인데, 일신상의 안위와 세상영광을 위해 조국을 판 것이다. 인간의 악한 본성이 여실히 드러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이완용의 두 얼굴을 보면서 우리는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이고 인간 속에 내재된 악한 본성을 새삼 실감할 수가 있다. 인간은 누구도 완전할 수 없다. 위인이라도 정도의 차이뿐이지 두 얼굴의 모습이 있다. 위인 속에도 두 얼굴이 공존하는 것이다.

아담의 범죄 후에 모든 인간 속에는 악한 본성이 있다. 불완전하고 타락한 존재이기에, 크고 작은 악이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인간 속에 두 얼굴이 공존한다는 것을 기억하여, 겸손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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