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짧은 지혜”
단 세 마디로 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시가 있다. "뱀, 너무 길다."(Serpent trop long.)
노벨상을 받은 쥘 르나르의 글이다. 아담을 유혹한 뱀으로부터 시작된 죄의 역사가 오래도록 길게 이어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짧기로는 일본의 하이쿠가 대표적이다.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봄은 달아나 버렸다."
기껏해야 3행 17자밖에 안 되는 짧은 글귀에 깊은 깨달음이 담겨 있다.
세상에서 가장 짧은 소설은 헤밍웨이의 글이다. "아기 신발 팝니다. 신어본 적 없어요."(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 영어로 불과 여섯 단어다. 태어나면 신겨주려고 마련한 신발을 신어보지도 못하고 죽은 아기를 엄마는 가슴 깊이 묻고 신발을 내다 판다. 짧은 글 뒤로 엄마의 슬픔이 길게 이어지는 것이다.
민주주의에 대한 수많은 정의와 논문들이 있지만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라는 링컨의 짧은 세 마디만큼 민주주의를 실감나게 나타낸 말도 드물다.
예수님은 가장 짧은 지혜의 가르침을 남겼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32) 많은 사람들이 입으로 자유를 외치지만, 거기에는 삶과 죽음의 진실이 없다. 자유의 진실은 죄인을 품어 안은 사랑의 삶에서, 로마 정치 권력과 유대 종교 권력에 희생된 십자가의 죽음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시대는 진실이 거짓의 포장 속에 은폐되고, 자유가 환상의 선동으로 농락당하는 가짜들의 전성시대다. "진리가 무엇이냐?" 빌라도의 물음은 그때 그만의 물음이 아니다. 오늘의 우리 앞에 다가와 있는 엄숙한 물음이다. "사로잡힌 자에게 해방을, 눈먼 이에게 광명을, 억눌린 사람들에게 자유를!" 선지자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한 예수의 이 선언을 '영혼의 자유를 선포한 진리의 복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이다.(이사야 61:1, 누가복음 4:18) 예수의 자유는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수동적 해방이 아니다. 예수는 빈곤으로부터의 해방을 선포한 적이 없다.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으니, 하나님의 나라가 저희의 것이라."(마태복음 5:3) 가난한 이들에게 예수가 약속한 것은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다. 가난에도 불구하고 능동적, 주체적, 실존적으로 다가가는 자유의 나라다. 그 자유의 나라를 지향하는 영혼들에게 예수는 가장 짧은, 그러나 가장 진실한 지혜의 가르침으로 다가온 것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