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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세 개

의자 세 개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뒤 매사추세츠 주의 콩코드 숲속에 있는 월든 호숫가에 조그만 통나무집을 짓고 살았던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월든>(Walden)이라는 명상과 사색의 명저를 펴냈다. 그 책에 이런 글이 있다. "내 오두막에는 의자가 세 개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해, 다른 하나는 우정을 위해, 그리고 세 번째는 낯선 사람을 위해 놓아둔 것이다."

소로우는 인적이 없는 숲속에서도 자기 혼자만의 고독에 빠져들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고독한 사색을 위한 의자와 가까운 친구를 위한 의자뿐 아니라 드물게 찾아오는 낯선 이들을 위한 의자도 함께 준비해 두고 있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슬피 울어도 가슴을 치지 않는구나."(누가복음 7:32) 완고하게 닫힌 마음을 꾸짖는 예수님의 탄식이다. 소로우의 세 번째 의자가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낯선 이와의 소통의 자리를 상징하듯, 우리에게도 이름 모를 이웃을 향해 활짝 열린 세 번째 자리가 필요하다. 예수님의 비유에 이런 대화가 나옵니다. "내가 굶주렸을 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마를 때 물을 주지 않았으며, 나그네 되었을 때 돌아보지 않았고, 헐벗었을 때 옷을 입혀주지 않았다." "주여, 우리가 어느 때 주님이 굶주리고, 목마르고, 나그네 되고, 헐벗으신 것을 돌아보지 않았습니까?" 주님이 대답하신다. "여기 있는 지극히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하지 않은 것이 곧 내게 하지 않은 것이다."(마태복음 25:42~45)

"통하면 고통 없고, 통하지 않으면 고통 온다."(通卽不痛 不通卽痛) 동의보감에 있는 글이다. 오장육부의 어딘가에 소통이 막히면 병이 들기 마련이다. 개인의 건강만이 아니다. 소통은 가정과 직장은 물론 사회와 나라에도 적용되는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원리다. 하나님은 해와 달, 낮과 밤, 양과 음, 남과 여, 동물과 식물처럼 자연과 인간의 모든 삶의 구조를 상대적 대칭관계로 창조하셨다. 무엇이든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서로 갈등하면서 함께 어울리는 상호 소통과 공존의 관계가 하나님이 창조하신 대자연의 섭리다. 친한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거리를 헤매는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에게 선뜻 마음을 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말씀하신다. 우리 곁을 스쳐지나가는 낯선 이들을 위한 자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 보잘 것 없는 한 사람을 위한 자리가 없다면, 우리 삶 속에 예수님의 자리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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