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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증인적격”


소송법에 증인적격(證人適格)이라는 법률용어가 있다. 사건의 핵심내용을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사람만이 증인 자격이 있다는 말이다. 남에게서 전해 들은 말을 옮기는 증거는 원칙상 독자적인 증거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사실을 마치 직접 경험한 것처럼 증언하는 것은 위증죄에 해당된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 증인이 되라"는 분부를 남기셨다(사도행전 1:8). 그 말씀에 따라 역사상 수 많은 크리스천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해왔고 지금도 증언하고 있다. 자기가 직접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2천 년 전의 일을 어떻게 증언할 수 있겠는가? 소송법적으로는 증인적격이 없는 증거일 뿐이다. 부활의 증언은 경험한 '사실'을 증언하는 것이 아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나 거듭난 영혼이 그 신비로운 초월적 체험의 '진실'을 증언하는 것이다. 예수님을 만난 적도 없고 예수님의 부활을 경험한 적도 없었던 바울은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실존적인 회심을 체험했다.

소송법적인 증인적격은 없었지만, 영적인 증인적격을 얻게 된 것이다. "내가 예수 우리 주를 보지 못하였느냐?"(고린도전서 9:1) 부활을 영적으로 체험한 사도바울의 고백이다. 사도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자, 유대 종교지도자들은 그들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했다. 그때 힐렐파 지도자인 랍비 가말리엘은 유대인들에게 "저들을 상관 말고 내버려 두자"고 제안했다.

"저들의 사상과 소행이 사람으로부터 나온 것이면 저절로 무너질 것이고, 만일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면 우리가 그것을 무너뜨릴 수 없으며 도리어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가 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사도행전 5:38,39). 그 후 부활의 증언은 저 험난한 순교의 과정을 거치면서 가말리엘의 제안대로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부활신앙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증인이라는 말의 헬라어 마르튀르(μαρτυρ)는 영어의 martyr 즉 순교자와 동의어인데, 증인은 그 체험한 진실을 목숨을 걸고 지켜내야 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자기의 것이 아닌 남의 체험을 위해 목숨을 던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느 헛것을 본 사람이 목숨을 내놓고 그 헛것을 증언하겠는가? 생생하고 분명한 영혼의 체험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부활절이다. 우리는 수많은 부활의 증언들을 듣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부활의 증언은 결코 쉽게 나올 수 있는 고백이 아니다. 최초의 부활선포가 숱한 고난과 핍박 속에서 순교의 피를 머금고 비로소 싹을 틔웠던 것처럼, 오늘의 부활 증언 역시 그에 값하는 영적, 초월적인 실존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부활의 영적 증인적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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