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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

독일의 순교자 본회퍼 목사는 히틀러 암살 음모에 가담했다가 체포되어 해방 두 주 전 안타깝게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39살 젊은 나이에 순교했다. 그는 '값싼 은혜'(cheap grace)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십자가 위에서 보여주신 하나님의 사랑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고귀한 것인데, 교회가 '회개 없는 용서'를 남발하면서 그것을 '싸구려 은혜'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개탄했다.

본회퍼 목사에게 '종교'란 세상을 성()과 속()으로 분리시키는 힘이었다. 실제로 사람들은 종교적이 되면 될수록, 종교에 깊이 귀의할수록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성의 영역에 바치게 된다. 하지만 본회퍼 목사는 성과 속에 대한 이런 이원론적 분리가 커다란 문제임을 알았다. 왜냐하면 당시 독일의 그리스도인들이 성의 영역에서 그리스도를 주로 섬기는 동안 속의 세계는 히틀러가 지배했기 때문이다. 본회퍼 목사는 이 세계 안에 그리스도에게 속하지 않은 영역이나 그리스도에게 속하지 않은 시간이 있다는 이원론적 생각 자체를 거부했다. 대신 우리는 그리스도를 교회에서만이 아니라 이 세상 안에서, 그리고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로 섬겨야 한다고 가르쳤다. 교회서만이 아니라 물건 사고파는 시장에서, 직장과 가정에서, 즉 삶의 모든 영역에서 주님으로 섬겨야 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교회만의 주인이 아니라 이 세계 전체의 주권자가 되시기 때문이다. 본회퍼 목사는 지금 '종교인''그리스도인'을 구별하고 있다. 종교적 인간은 인간의 지성이 막다른 골목에 부딪힐 때나, 인간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에 신을 찾는다. 실패와 곤경에 처했을 때에 신을 부른다. 본회퍼는 이런 신을 '기계장치의 신'이라 불렀다. '기계장치의 신'이란 본래 그리스 연극에서 무대에 장치된 기계인데, 연극 도중 갑자기 튀어나와 스토리에 감추어져 있던 수수께끼를 단번에 풀어주는 장치였다. 이 장치는 감독이 정해놓은 순간에만 잠시 튀어나와 제 몫을 하고는 사라진다. 이런 신은 ''이라 불리지만 진정한 ''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은 전지전능한 해결사가 아니라 고난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이다. 우리는 이런 "하나님 없이"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기계장치의 신'을 찾아나서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고난의 한 가운데에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우리의 고통에 참여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 사는 것입니다.

본회퍼는 단지 '코람 데오,' "하나님 앞에서"만이 아니라 "하나님 없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 (Without God, Before God)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순되는 말 같지만 심오한 말이다. 사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산다고 말하지만 "하나님 없이"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하나님 없이, 하나님 앞에!" 본회퍼 목사의 이 심오한 말의 핵심은 우리가 하나님을 세상의 "변두리가 아니라 중심에서" 섬겨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변두리로 밀려난 성의 영역에서가 아니라 온 세계의 한 가운데에서, 중심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주일 아침 11시부터 12시까지만, 그리고 교회당 안에서만이 아니라 하루 24시간, 일 년 365, 그리고 이 세상의 삶의 현장 그 한 가운데에 우뚝 서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 안에서, 세상의 중심에서 그리스도의 제자로 살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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