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미쁘심
우리는 종종 교회에 오래 다녔다는 사실이나 직분을 구원의 보증수표처럼 여깁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의 영적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율법과 성경 지식은 마치 병원의 MRI 기계와 같습니다.
MRI가 암세포를 발견할 수는 있지만 암을 치료해 주지는 못하듯, 율법은 우리가 얼마나 철저한 죄인인지 진단해 줄 뿐 우리를 건져내는 능력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영적 MRI 사진만 들고 다니며 스스로 건강하다고 우기는 어리석음에 빠지곤 합니다. 맛집 지도를 달달 외운다고 배가 부르지 않듯, 말씀 앞에서의 정직한 회개와 순종 없이 지식만 쌓는다면 우리는 그저 머리만 커진 ‘영적 비만’ 환자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찔림 앞에서 어떤 이들은 "내가 죄를 지어서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면, 나에게 상을 줘야지 왜 심판하느냐?"라는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미쁘심(신실하심)’은 우리의 행위에 의해 좌우되지 않습니다.
아담과 하와가 스스로를 구원하고자 무화과나무 잎으로 죄를 가리려 했을 때, 하나님은 이름 모를 짐승의 희생을 통해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예표하셨습니다. 인간이 수천 년간 불신앙으로 일관했을지라도 하나님은 이 신실한 약속을 묵묵히 완성하셨습니다.
때로는 우리가 죄의 길로 달려갈 때 실패를 통해서라도 막아주시는 것이 하나님의 참된 사랑입니다. 뜨거운 불꽃으로 손을 뻗는 아이를 때려서라도 막는 것이 진짜 부모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예수만 믿으면 구원받으니 내 마음대로 죄를 지으며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이는 마치 백신을 맞은 사람이 "이제 효능을 테스트해 보겠다"며 자기 몸에 일부러 바이러스를 주사하는 것과 같은 미친 짓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믿음은 단지 머리로 교리를 이해하고, 천국에 미리 100평짜리 아파트를 분양받아 놓는 이기적인 수단이 아닙니다. 진정한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것이며, 내 삶의 주권이 주님께로 넘어가는 것입니다. 진짜 은혜를 만난 새로운 피조물은 결코 옛 생활의 구역질 나는 죄 가운데 머물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를 꽁꽁 싸매고 있는 교만과 외식의 가죽을 성령의 칼로 도려내는 ‘마음의 할례’를 받아야 합니다.
"주는 나의 그리스도시요, 나의 주인이십니다"라는 고백이 단순히 지식에 머물지 않고 우리 영혼을 관통하기를 바랍니다. 맛집 지도를 외우는 데 만족하는 영적 비만에서 벗어나, 그 지도를 따라 직접 생명의 길을 걷고 순종의 열매를 맺는 진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