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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마일리지를 폐기하라

영적 마일리지를 폐기하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철저한 마일리지 사회입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셔도 도장을 찍어야 하고, 항공사나 백화점에서도 실적을 올려야 VIP 대우를 받습니다. "네가 실적 쌓은 만큼 대우해 주겠다"는 이 명쾌하고도 피곤한 세상의 법칙은, 안타깝게도 우리의 신앙생활 깊숙한 곳까지 침투해 있습니다. 우리는 은연중에 하나님 앞에서도 '영적 마일리지'를 쌓으려 듭니다. 예배 출석, 헌금, 봉사로 점수를 매기며 내 행위로 하나님께 인정받으려는 병, 즉 마일리지가 쌓인 날엔 '영적 교만'에 어깨를 펴고, 바닥난 날엔 '자괴감'에 고개를 숙이는 삶을 반복합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아브라함의 생애를 통해 우리의 구원이 결코 얄팍한 행위나 자격에서 오지 않음을 폭포수처럼 쏟아냅니다.

유대인들은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았기에 의롭다 여김을 받았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의롭다 칭하신 것은 그가 할례를 받기 무려 14년 전의 일입니다. 할례는 그저 이미 값없이 받은 은혜를 확인하는 작은 '도장()'에 불과했습니다. 모태신앙, 직분, 헌금 등 우리의 그럴듯한 종교적 이력서 역시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습니다. 내 껍데기를 찢어버리고, "내게는 오직 구원자가 필요합니다"라는 철저한 자기 파산 선언에서 진짜 신앙은 시작됩니다. "기록된 바 내가 너를 많은 민족의 조상으로 세웠다 하심과 같으니 그가 믿은 바 하나님은 죽은 자를 살리시며 없는 것을 있는 것으로 부르시는 이시니라" (4:17)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아브라함은 백 세가 되어 자기 몸과 아내 사라의 태가 완전히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 믿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긍정의 힘'이나 자기 최면이 아니었습니다. 내 능력이 완전히 바닥난 완벽한 무능의 자리야말로, 하나님의 무에서 유를 창조하시는 역사가 시작되는 최고의 무대임을 믿은 것입니다. 인간의 완벽한 절망은 곧 전능하신 하나님을 만날 성소입니다. 우리가 의지해야 할 것은 오직 십자가뿐입니다. 예수님은 뼛속까지 죄 덩어리인 우리가 맞아야 할 진노를 대신 끌어안고 내어줌이 되셨고, 우리를 의롭다 하시기 위하여 부활하셨습니다. 구원의 닻을 출렁이는 나의 감정이나 행위에 내린다면 우리는 늘 공포와 불안 속에 살아야 합니다. 영원히 변치 않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라는 거대한 반석에 구원의 닻을 콱 박아 놓으십시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일주일 동안 세상에 치이고 죄에 무너졌습니까? 여전히 변하지 않는 내 꼬라지 때문에 자괴감이 드십니까? 이제 나를 향한 시선을 거두고, 나의 얄팍한 종교적 이력서를 찢어버리십시오. 내 안의 모든 가능성을 내려놓고 "주님, 오직 주의 은혜 아니면 숨 쉴 수 없습니다"라며 십자가 앞에 두 손 들고 엎드릴 때, 비로소 죽은 자를 살리시는 부활의 능력이 우리 삶에 폭발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바랄 수 없는 중에 바라고 믿었던 아브라함의 영광스러운 믿음이, 오늘 알량한 '영적 마일리지'를 완전히 폐기하고 은혜의 십자가만 붙드는 여러분의 가슴 속에 살아 숨 쉬는 실제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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