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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십자가 사건이 주관적 은혜로 피어나다

객관적인 십자가 사건이 주관적 은혜로 피어나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은연중에 내가 실적을 쌓은 만큼 대우받는 세상의 방식을 끌어들여 '영적 마일리지'를 쌓으려 하곤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의 행위나 그럴듯한 종교적 이력이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으며, 우리는 오직 예수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값없이 주시는 은혜로 의롭다 하심을 받습니다.

사도 바울은 의롭다 하심을 받은 신자가 누리는 세 가지 열매로 '화평', '은혜에 들어감', '소망'을 제시합니다. 이 열매들은 썩어질 세상의 영광이 아닌 구원의 완성을 기대하는 아름다운 소망이지만, 막상 현실의 치열한 삶으로 돌아가면 쉽게 깨지고 흔들리곤 합니다. 성경은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라고 역설합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막막하고 삶의 에너지가 모두 고갈되어 버린 상태가 바로 환난인데, 도대체 고통 속에서 어떻게 즐거워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말씀하는 것은 환난으로 인한 고통 그 자체를 즐기라는 뜻이 결코 아닙니다. 이 구절의 진정한 의미는 "환난 중에도 그리스도인의 품위를 잃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뻘건 불 속에 쇳덩이를 집어넣고 무자비하게 망치로 두들긴 후 차가운 물에 식히는 대장간의 담금질처럼, 환난은 내 안의 교만과 종교적 거품을 빼내는 연단의 시간입니다. 가냘픈 물고기가 밖에서 누르는 수압보다 내면에 뿜어내는 생명력이 더 강하기에 깊은 바다를 견디듯, 환난의 압박이 우릴 짓누를 때 우리 안에서는 오히려 성령의 생명력이 폭발적으로 깨어납니다. 이를 통해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며 순도 100%의 정금 같은 인격으로 우리를 빚어냅니다. 이 소망이 헛된 희망 고문이 아닌 이유는, 우리가 아직 연약하고 죄인 되었을 때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 토하며 외치신 맹렬한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사건은 우리가 불경건한 죄인이었을 때 이미 이루어진 분명한 객관적 사건입니다. 과거에 확정된 이 객관적인 사건을 지금 우리가 삶 속에서 깊이 깨닫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통해 그 사랑을 우리 마음에 조명하시며 폭포수처럼 부어주십니다. 그렇다면 내 마음에 이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이 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요? 일이 잘 풀리거나, 신비한 꿈을 꾸거나, 찬양을 부르며 느끼는 일시적 감정의 도취가 그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사도 요한은 그 객관적인 증거로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것'을 분명히 제시합니다. 내 옆에 있는 상처받고 모난 지체를 세상의 방식대로 차갑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옆에 붙어서 이 사람 안고 가야겠다"는 긍휼의 마음을 품는 것. 이 진실하고 투박한 형제 사랑의 실천만이 내 심령에 십자가 은혜가 부어졌다는 가장 완벽한 증거입니다. 우리가 서로 진실하게 사랑할 때, 심판 날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구원에 대한 깊은 두려움은 완전히 쫓겨나고,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누리게 됩니다. 인생의 환난이 다가올 때마다 인내와 연단을 지나 거룩한 소망으로 굳게 서시길 바랍니다. 진짜 사랑으로 서로를 품고 살려내어, 십자가의 그 객관적인 은혜를 매일 주관적인 삶의 간증으로 증명해 내는 복된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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