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구상 선생님은 2004년에 85세로 소천하신 크리스챤 시인입니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하얀 수염' 입니다.
구상 선생님이 수염을 기르게 된 계기는, 1979년 등장한 신군부가, 자신들의 강성 이미지를 유화시키고자 시인 구상 선생님을 정치판에 끌어들이려고 회유했습니다.
구상 선생님이 이를 거절하자, 신군부의 회유는 협박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때부터 수염을 기르기 시작하신 겁니다.
그의 수염은 '나는 현실 정치와 거리가 먼 노인이므로, 내게 관심을 갖지 말라'는 무언의 항의 표시였습니다.
그렇게 선생님은 일평생 고집스럽게 '시인의 길'만 가셨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의 영혼을 맑게 하는, 수정같이 맑은 신앙시를 쓰실 수 있었습니다.
꽃자리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혹은 다른 형태의 가시방석에 지금 앉아 있는가?
믿음의 큰 틀을 보라.
그대를 품고계시는
하나님의 큰 틀을 응시하라.
그 틀 속에서
그것은 가시방석이 아니다.
보다 성숙한
그대의 내일을 위해
하나님께서 특별히 마련하신
향기 만발한 꽃자리다.
신앙생활은 내 목적을 강청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예배는 육신의 욕심으로 가득 찼던 내 시선을 하늘의 시선으로 바꾸는 시간입니다.
내 인생의 불편해 보였던 자리가 꽃자리로 납득되어지는 이 놀라운 은혜를 접속하는 자리가 바로 예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