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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게디의 유혹


세 왕 이야기를 쓴 진 에드워드는 이렇게 기술한다.

하나님은 광야생활, 도망자 생활의 고통을 통해서 다윗 안에 꿈틀 대고 있었던 제2의 사울을 죽이셨던 것이다.”

정말 그런가?

성경이 이를 증언한다.

다윗이 일어나서 사울의 겉옷 자락을 가만히 베니라 그리 한 후에 사울의 옷자락 벰으로 말미암아 다윗의 마음이 찔려(삼상24:4-5)

엔게디 동굴에서 용변을 보기위해 들어온 사울, 무방비상태에서 얼마든지 죽일 수 있는 하늘이 주신 절호의 기회를 잡은 다윗이었다.

그러나 사울을 죽이지 않았다.

아무리 다윗이라 한들, 쉽게 했던 용서가 아니다. 다윗에게도 미움과 증오가 내면에 풍랑을 일으키고 있었다.

사울을 용서하고, 살려주었다는 증거를 위해 옷자락을 벤건가?

아니다.


그랬다면 다윗이 옷을 자른 것만으로도 왜 마음이 찔렸겠는가?

사울 왕을 죽이고 싶은 마음이 그에게도 있었다. 이게 옷이 아니라 저 사울의 목이나 심장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안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평생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상처를 주고, 평생에 트라우마를 안고 살게 하는 이 사울... 피눈물을 삼키며 조용히 옷자락만 잘랐다.

그 옷자락을 자른 것은 바로 다윗 안에 있는 사울과 같은 자신을 죽인 것이다.

자신 안에 있는 제2의 사울을 죽인 것이다.

그래서 용서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내 마음 속의 또 다른 사울을 죽이는 것이 용서다.

그것은 사울을 놓아주는 것이 아니라 나를 놓아주는 결과를 만든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에 신애(전도연)가 등장한다.

극중 신애는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서 아들이 유괴되고 끝내는 살해되어 가슴에 한이 맺힌 슬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러던 중에 약국집 부부가 전도를 하여 교회를 가게 되면서 시작된 신앙생활이 결국 신애에게 유괴범을 용서할 마음을 갖게 한다.

힘겹게 교도소를 찾아가서 고민하며 결정한 그 용서의 고백을 한다.

그러나 유괴범의 얼굴은 너무나도 평안하다.

신애의 얼굴이 죽음이 가득했던 것에 반하면, 유괴범의 얼굴은 정말 불공평의 극치를 상징하는 것이다.

유괴범은 "저는 주님의 은총으로 평안합니다. 여기 와서 하나님을 믿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벌써 이전에 저의 죄는 하나님께 용서받았습니다. 이제 평안합니다."라고 말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신애는 그 동안의 신념이 허물어진다.

? 내 아들이 죽을 때에도 도와주지 않았던 하나님께서 이 유괴범을 용서해주고 평안을 주었는지, 아이의 어미인 내 자신만이 이런 유괴범을 용서해 줄 수 있는데, 이미 하나님께서 다 용서해 버리셨다니 신애는 분노하고 결국은 미치광이의 삶을 살게 된다.


내가 아직 너를 용서하지 않았는데 누가 너를 용서하였단 말인가?”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이 과연 맨 정신을 가진 사람에게 가능한 말일까?

우리가 말하는 대부분의 용서는 상대방의 태도나 뉘우침을 전제하는 용서들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잔인하게 조롱하고 못 박는 유대인들이 용서받을 만해서 용서를 하신 것이 아니다. 그것이 세상의 용서와 다른 십자가의 진실이다.


여러분 안에 여전히 사울이 있는가?

아직도 용서되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6:15)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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