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유산 가운데 석굴암과 팔만대장경이 있다.
석굴암과 팔만대장경이 오랜 세월 동안 온전한 모습으로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숯 때문이다.
통일신라시대에 지어진 석굴암에는 많은 숯이 묻혀있다.
숯이 습도를 잘 조절했기 때문에 석굴암이 원형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 장경각 바닥에도 습도 조절을 위해 숯이 들어가 있다.
그 덕분에 장경각 실내 공기가 축축하거나 메마르지 않게 유지되어, 800년 가까운 지금에도 곰팡이가 슬거나 훼손되지 않은 채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었다.
나무도 인간에게 큰 유익을 주지만, 나무가 태워진 숯도 나무에 못지않게 많은 유익을 주고 있다.
숯은 산소를 차단해서 나무를 태울 때 얻어 지는데, 보통 탄소 85%, 수분 10%, 각종 미네랄 3%, 휘발 성분 2% 정도로 구성된다.
나무가 숯이 되면 탄소 이외의 물질이 빠져나간 자리에 수많은 미세 구멍이 남는다.
그래서 숯의 표면적은 엄청나게 크다.
놀랍게도 숯 1g의 표면적이 200-400㎡나 되는데, 이것은 테니스장 넓이에 가까운 크기이다.
손바닥만한 숯은 축구장보다도 더 넓은 표면적을 갖는다.
작은 숯이라도 어마어마한 효능을 발휘할 수가 있는 것이다.
숯의 효능은 내부에 무수히 많은 구멍 때문인데, 그 흡입력이 상상외로 강하다.
그래서 습한 곳에 두면 제습기와 같은 기능을 할 수가 있고, 반대로 숯에 따뜻한 물을 부어놓으면, 많은 습기를 내뿜어 가습기 구실도 할 수가 있다.
숯은 습기뿐만 아니라 미세 먼지나 냄새 분자도 빨아들인다.
그래서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져 자주 환기하기 어려운 때에는 공기청정기 대신 사용할 수가 있다.
또, 숯을 냉장고에 넣어두면 과일, 채소를 비롯한 식품의 유통기한을 늘리고 냉장고 특유의 냄새까지 없애준다.
물에 넣으면 물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는데, 숯의 미세한 구멍이 물의 이물질을 빨아들이고 미생물의 번식을 막기 때문이다.
김장독에 숯을 넣으면 김치가 시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쌀통에 넣어두면 쌀벌레도 생기지 않으며, 숯의 탄소 성분은 전자파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자주 쓰는 가전제품 주변에 숯을 놓으면 건강에 좋다.
이외에도 숯의 효능을 들면 숯은 음이온을 증가시키는 작용이 있어 심신의 안정에 도움이 되고, 원적외선 방사 효과가 있어 혈액순환 촉진, 신진대사 촉진, 세포기능 활성화, 생육촉진 작용, 물분자의 활성화 및 숙성 효과가 있다.
희랍의 히포크라테스는 간질, 현기증, 빈혈, 탄저병 등의 치료에 숯을 이용했고, 한방에서도 각종 숯을 약으로 사용해 왔다.
이밖에도 집먼지 진드기 제거효과가 있으며, 피부병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이렇게 숯은 다양한 효능으로 인간과 자연에 유익을 주고 있다.
숯의 이러한 효능을 보면서 우리도 숯과 같이 유익을 주는 인생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해를 끼치는 사람, 있으나마나한 사람, 필요한 사람이다. 숯과 같은 사람은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무가 숯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을 불태워야 한다.
자신을 태우는 희생의 아픔이 있어야만 숯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자신을 내려놓을 때 주님을 위해 헌신할 수가 있고, 이웃을 섬기며 살아갈 수가 있다.
숯을 보면서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생각이 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과연 남에게 유익을 주고 주님을 위해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살았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깊이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