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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와 십자가


많은 사람들이 렘브란트(1606-1669)가 독실한 기독교 화가였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함께 유럽의 대표적 천재화가라는 점이 너무 부각되다 보니, ‘기독교의 위대한 화가라는 사실이 묻혀진 것이다. 렘브란트는 성경의 진리에 근거해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묘사했다. 인간은 위대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하나님께 반역함으로 타락하여 악한 죄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반 고흐(1853-1890)하나님을 믿지 않고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였다. 이렇듯 렘브란트의 그림은 성경의 진리를 생생하게 그려냈지만, 생전에는 작품의 진가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그가 죽은 지 약 100년 후에 화가로서의 그의 위대함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렘브란트라고만 하면 된다, 렘브란트는 바로 그림 자체이니까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그는 위대한 화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유명한 화가인 리베르만은 렘브란트를 가리켜 신()이라고 하면서 렘브란트 당시에 활동하던 화가 프란스 할스와 비교해서 이런 말을 했다. “프란스 할스의 그림을 보면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렘브란트의 그림을 보면 그림을 그만 두고 싶다.” 그만큼 렘브란트의 그림은 웬만한 화가도 절망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대단히 뛰어나다.렘브란트의 일생을 보면 그의 기독교적 작품의 깊이를 알 수 있다. 렘브란트는 한 때 욥과 같이 큰 부자였다. 방앗간 집 아들로 태어나 20대에 초상화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라는 그림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만약 성경 관련 그림만 그리지 않았더라면 탄탄대로를 달렸을 것이다. 그의 낭비벽도 문제였지만,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이 계속 팔리지 않아 경제적 파탄을 맞게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 사스키아가 죽고 이어 두 번 째 부인 헨드리키마저도 세상을 떠났다. 사스키아와의 사이에서 낳은 네 자녀 중 3명이 태어난지 얼마 안돼 죽고, 살아남은 유일한 자녀 티투스마저 죽는다. 그래서 렘브란트는 욥과 같은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그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갈릴리 호수의 폭풍>, <십자가에 오르심>, <탕자의 귀향> 등 불멸의 작품을 그렸다. 이러한 그의 불굴의 신앙은 종교개혁에 직접 참여해 개혁신앙으로 살아왔던 부모의 신앙에서 기인한다. 그래서 고난 속에서도 오직 십자가를 바라보며 극복할 수 있었다. 렘브란트는 십자가를 묵상하는 속에서 깊은 은혜를 체험하여 수많은 십자가 작품을 남겼다. <십자가에 달리심>이라는 작품에서는 자신이 그리스도를 조롱하는 군인이 되었고, <십자가에서 내리심>에서는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내리는 것을 돕는 사람으로 등장시켰다. 또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십자가>라는 그림을 보면, 그 작품 오른쪽에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이 있고 그 아래 군중들이 그려져 있으며 한 가장자리에서 푸른 베레모를 쓴 어떤 사람이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을 들어 올린다. 렘브란트는 생전에 이 사람이 다름 아닌 바로 자신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것은 바로 자신의 죄 때문이었음을 깊이 깨달았던 렘브란트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신앙을 고백했던 것이다. 세상적으로 잘 나가고 풍족했던 젊은 시절과 달리 아무도 찾아주지 않고 곤고하였던 노년기의 렘브란트 작품이 더 감동을 주는 것은 고난을 통해 주님의 십자가를 가슴 깊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렘브람트의 경우를 봐도 고난이 인간을 더욱 성숙하게 만들고 십자가의 예수님께로 이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신앙의 세계에 있어서 고난은 곧 축복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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