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어려운 책이지만 깊은 고민과 반성을 제공하는 책이 '배제와 포용'입니다.
예일 대학교 교수이자 신학자인 미로슬라브 볼프의 저서입니다.
자신의 이기심으로 타인을 배제하며 세상을 조급하게 밀어 넣는 시대 속에, 정의롭고 진실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상상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는 마음을 조심스럽고
담담하게 펼쳐놓은 책입니다.
그 자신이 인류의 비극중 하나인 보스니아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자로서 자기
자신과 나를 성찰하면서 적어 내려가는 동안 그가 도달한 지점은 역시나 십자가였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이들의 고통으로, 예수님이 그들과 연대하시며 자신의 몸과 자신의 영을 통해 그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신 '십자가'를 향해 수많은 사회적, 제도적, 욕망적 제약을 뚫고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하려 했습니다.
책을 읽을 때엔 감동이 있지만, 그 동일한 주제를 삶에서 맞닥뜨릴 때는 난감한 일이 많습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가 사리사욕을 취하는 모습이 역력할 때, 말로는 옳은 것을 말하는 게 분명하지만, 자신은 항상 옳은 것만 말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서 밥 맛 없을 때, 자신의 논리를 입증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타인을 깎아 내리려 애쓰는 게 너무 두드러질 때, 그를 나로부터 또 내가 속한 공동체로부터 배제시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그를 배제하려는 내 마음 역시나 ‘내가 그보다 옳다는 자기 옳음’을 입증하려는 욕구에 불과한 게 아닌가 의심하면서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포용하고 함께 가려합니다.
하지만, 그를 포용하는 것이 그의 기능적인 유능함에 따른 유용성에 대한 욕심 때문인지
그의 존재에 대한 긍휼과 받아들임 때문인지에 대해서는 역시 또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그의 밥 맛 없는 모습을 여전히 보면서, 그의 밥 맛 없는 모습을 불쾌해 하는 나의
자기 의의 누추함을 여전히 보면서, 그의 기능성을 이용하려는 나의 얄팍함을 보면서... 결국,
나를 받으신 예수님께서 얼마나 혼란스러우셨겠는가를 생각하면서 그냥 인내하며 기다리기로
결정합니다.
결국, 내가 하지 않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주님께서 하실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때가 되면, 그가 스스로 '이젠 그만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때가 되면, 내가 확고하게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말하게 하시는 주님의 이끄심을 받을 게
분명합니다. 그리하여 배제와 포용은 그런 오랜 인내와 기다림의 이야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