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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보다 중요한 것


  지난달 13, 국내외 전문 산악인들이 최고의 등반가로 인정하는 김창호 대장이 히말라야의 구르자히말산을 등반하다 베이스캠프를 덮친 눈사태로 인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그는 창조적이고 모험적인 등반의 대가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끝없이 개척한 산악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히말라야 14좌 최단 기간 완등과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기록을 가질 정도로 최고의 산악인임에도, 갑작스런 자연재해는 피할 수가 없었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은 모든 산악인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금년 79, 한국도로공사 김미곤 대장이 낭가파르바트(8,125m) 정상을 정복함으로, 고 박영석, 엄홍길, 한왕용, 김재수, 고 김창호에 이어 히말라야 8,000m14개 고봉을 오른 산악인을 6명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 한 국가에서 6명의 14좌 완등자를 배출한 것은 스페인과 우리나라뿐으로 세계 2위에 해당된다.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드 메스너가 인류 최초로 8,000m 14좌 완등에 성공한 뒤, 32년 동안 수많은 도전자가 그의 뒤를 이었다. 그러나 2018년 현재 세계의 14좌 완등자는 모두 40명에 불과하다. 수많은 산악인이 14좌 완등을 목표로 등반하다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미영 산악인이 2009711, 해발 8126m의 낭가파르트를 등정하고 하산하던 중에 실족해 목숨을 잃었다. 여성 14좌 완등 대기록을 놓고 우리나라의 오은선과 오스트리아의 칼텐부루너와 치열한 막판경쟁을 벌이고 있었던 고미영은 중간 중간 헬기로 이동하여 51일 히말라야의 마칼루, 518일 칸첸중가, 68일 다울라기리를 등정한 후, 710일 낭가파르트를 정복했다. 3개월도 안 되서 4개봉을 등정한 것은 세계 등정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죽음으로 인해 여성 최초로 14좌 등정 기록을 세우고, 거기다 남녀 통틀어 세계 최단기간 14좌 등정기록을 세우겠다는 그녀의 야심찬 계획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사실 1년에 7개의 고봉을 등정한다는 것은, 6개의 거봉 등정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박영석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었다. 세계 최초로 14좌를 등정한 라인홀드 메스너는 자신의 저서에서 14좌에 대한 목표는 살아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오른 에드먼드 힐러리도, 정말 중요한 것은 정복이 아니라 생명이라고 했다. 수많은 등반가들이 그 말을 가슴에 새기고 오르지만 기록 앞에서 그 말을 지키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무리한 욕심과 지나친 경쟁으로 사고를 당하곤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나 최고, 1등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한다. 그렇다보니 1등지상주의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 기록에 대한 집착 역시 1등지상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기록이 중요해도, 기록 자체가 우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이고, 기록 달성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누가 최고의 기록을 세우고, 1등을 했는가에 관심이 없으시다. 2달란트, 5달란트를 맡은 종들처럼 최고는 아니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잘 활용해 최선을 다한 삶을 사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으시다. 교회 안에도 기록이 우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교회, 한국에서 십일조 1, 40일 금식, 100일 철야, 수석 합격, 1등 졸업, 이런 숫자 자체가 목표가 돼서, 그 숫자에 목숨을 걸어서는 안 된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생명이고, 내가 하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얼마나 확장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 어떻게 기억 되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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