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에 이런 책이 출간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라는 책이다. 재미교포인 윤석언 씨는 23세 때인 1991년 큰 교통사고로 목 이하 전신이 마비되었다. 의식불명 기간이 4개월이었고, 그 후 중환자실에서 반년을 보냈다. 보통 사람은 평생 한 번 들어갈까 말까하는 중환자실을 그 후에도 수시로 드나들었다. 지금까지 28년간 요양원에 24시간 누워 있는 처지임에도, 특수 안경을 이용해 한 글자 한 글자씩 입력하여 삶이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용기를 주고 싶어 책을 쓴 것이 <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라는 책이다. 성대를 다쳐서 대화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도 인터넷으로 지금 목회학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마비된 몸이라 대소변 처리는 물론 이발이나 세수, 심지어 머리 긁는 일까지도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감옥같은 생활이지만 그는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 책에 보면 12년 째 자원봉사로 아무런 대가 없이 그의 대소변을 치워주는 간호사 이야기가 나온다. 몸이 마비되어 수시로 가래를 제거해 주어야 하고, 또 혈압이 낮아져 누군가 몸을 흔들어 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것보다 더 힘든 것은 주기적으로 대소변 처리를 해야 하는 것이다. 열 번 중 아홉 번은 좌약을 넣지 않으면 대변을 볼 수 없으며, 그 또한 직접 손으로 빼주어야 시원하게 변을 볼 수가 있다. 그 일을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면서도 시간을 내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그 간호사가 천사처럼 그를 돌보아 주는 것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몸이 아프거나 힘들거나, 시간이 있거나 없거나, 변함없이 와서 그의 대소변을 봐주고 있다. 이것은 예수님의 사랑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
가족이라도 12년간 단순히 병문안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 간호사는 순수한 자원봉사로 중노동인 그 일을 하고 있다. 한번은 그가 간호사에게 대소변 치우는 것이 싫지 않으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 때 간호사는 “머리 만지기 싫어하는 미용사, 밀가루 만지기 싫어하는 제빵사, 기저귀 만지기 싫어하는 간호사라면 너무 괴로운 인생을 살 것 같지 않아요?”라고 말을 했다. 그 간호사는 돌보아 주는 일을 마치면 늘 감사 기도하고 가는데, 어느 감사절 날 저녁, 기도하기 전에 감사 제목 10가지를 나누자고 했다.
전신마비로 자기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는데 인간적으로 무엇이 감사할 것이 있겠는가. 그런데 윤석언 씨는 그날 이런 감사를 했다. “폐렴 없이 숨을 편히 쉴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공부하는 동안 심한 욕창으로 고생하지 않음을 감사합니다. 입으로 먹고 마실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신학공부를 통해 훌륭한 신앙의 친구들을 만나 교제할 수 있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부양해야 할 자식이 없고, 잔소리하는 아내가 없음을 감사합니다. 주일마다 예배드릴 수 있음을 감사합니다. 이러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하나님의 천사들을 삶 속에 보내주심을 감사 합니다.”
그의 책에 보면 그 외에도 감사의 고백이 많이 나오는데, 한창 혈기 왕성한 23세 때부터 지금까지 28년간 손끝하나 움직이지 못하고 24시간 누워있어야만 하는 전신마비 환자로 지내면서 무엇이 감사하단 말인가. 그것은 현실 넘어 하나님의 섭리적 은혜를 보았기 때문이다. 비록 육신적으로는 꼼짝할 수 없지만 마음과 영혼은 그 누구보다 자유롭고 풍요롭기에 환경을 초월해 감사할 수 있는 것이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는 사람들은 어떤 환경에 처하든,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기에 감사할 수 있다. 2019년 기해년, 우리 모두 감사가 넘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